창세기 12장은 한 사람에게 주어진 떠남의 명령으로 시작합니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보여 줄 땅으로 가거라.” (창세기 12:1) 아브람은 이때 칠십오 세였고, 익숙한 집과 사람을 모두 두고 어디로 가는지도 정하지 않은 채 길을 나섭니다.
이 명령에는 약속이 함께 주어져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람을 큰 민족으로 만들고 복을 주겠다고 하셨고, 그의 이름을 크게 하겠다고도 하셨습니다. 떠남의 대가로 얻는 것이 재산이 아니라 복이라는 점을 기억해 둘 만합니다. 아브람이 받은 복은 그 자신에게서 멈추지 않고, 땅의 모든 족속에게까지 닿는 방향으로 열려 있었습니다.
본문 속 아브람은 곧바로 완벽한 믿음의 사람으로 그려지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길을 떠났지만, 이어지는 장면에서 그는 기근을 피해 이집트로 내려가고 두려움 때문에 아내를 누이라고 말하게 됩니다. 떠나라는 부르심에 순종한 사람도 막다른 상황 앞에서는 자기 방식으로 살길을 찾았다는 뜻입니다. 이 점은 신앙이 한 번의 결단으로 끝나지 않고, 매일의 선택으로 이어져야 함을 보여 줍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익숙한 자리를 떠나라는 부르심은 대개 거창한 이사나 해외 이주의 모습으로 오지 않습니다. 아침에 미루던 한 가지 일을 시작하는 것, 늘 쓰던 말투나 습관에서 한 걸음 물러서는 것, 그런 작은 떠남이 그 시작일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한 가지만 정해 보십시오. 이번 주 안에 불편했던 관계에 먼저 연락하는 것도 좋은 출발입니다.
그 걸음이 두려운 이유는 목적지가 아직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브람도 처음부터 땅의 전체 지도를 받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에게 주어진 것은 다음 걸음을 향한 방향과 함께하시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우리의 길도 그렇게 한 단계씩 열립니다.
이렇게 기도합니다.
아브람을 부르시고 길을 보여 주신 하나님, 익숙한 자리에 머물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고 주님이 보여 주실 땅을 향해 한 걸음 떼게 하옵소서. 보이지 않는 목적지 앞에서 두려워 자기 방식으로 살길을 찾던 연약함을 용서하시고, 매일 주님의 말씀을 따라 순종하게 하옵소서. 오늘 제 자리에서 미루던 순종 하나를 시작하게 하시고, 그 걸음을 통해 제 곁의 사람들에게도 복이 흘러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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