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5장은 아담에서 노아까지 이어지는 족보입니다. 대부분 같은 문장이 반복됩니다. 누가 몇 살에 아들을 낳았고, 몇 년을 더 살다가 죽었는지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목록 한가운데에서 문장의 끝이 달라지는 자리가 있습니다.
22절은 에녹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므두셀라를 낳은 뒤에 에녹은 삼백 년 동안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다른 아들딸들을 낳았습니다.”(창세기 5:22) 동행은 함께 길을 걷는다는 뜻입니다. 에녹의 삼백 년은 하나님과 발걸음을 맞추며 살아간 시간이었습니다.
24절은 그의 마지막을 적습니다. “에녹은 하나님과 동행하다가 더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를 데려가셨기 때문입니다.”(창세기 5:24) 앞선 인물들은 모두 ‘살고 죽었습니다’로 끝났는데, 에녹만 죽음이라는 말 대신 하나님께서 데려가셨다고 기록됩니다.
이 본문은 에녹이 어떻게 사라졌는지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의 생애를 대표한 것은 살았던 햇수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 걸었느냐였습니다. 평범한 이름과 나이의 목록 속에서도 하나님과 걸은 사람은 기억되었습니다.
오늘 우리의 하루도 대부분은 목록처럼 평범합니다. 이 말씀의 적용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오늘 일을 시작하기 전이나 퇴근길에 1분만 떼어, 하나님께 오늘 하루를 함께 걸어 달라고 말씀드려 보십시오.
이렇게 기도합니다.
평범한 날들을 기억하시는 하나님, 저희의 하루도 목록처럼 쉽게 지나가는 날이 많습니다. 에녹처럼 주님과 발걸음을 맞추며 살게 하옵소서. 일을 시작하는 아침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주님을 기억하게 하시고, 살아온 햇수보다 누구와 걸었는지를 돌아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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