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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박국 3장 — 열매 없어도 기뻐하리라

루카 · 2026.09.21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없습니다. 포도나무도 비었고, 밭에는 먹을 것이 없습니다. 외양간의 소까지 사라진 자리에서 한 사람이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도 나는 하나님으로 인하여 기뻐하겠다고. 구약의 예언자 하박국이 남긴 고백입니다.

하박국은 주전 7세기, 유다 왕국이 무너져 가던 시대의 예언자입니다. 강대국 바벨론이 주변 나라들을 차례로 삼키던 때였습니다. 그는 하나님께 정직하게 따져 물었습니다. 어찌하여 악한 자가 자기보다 의로운 사람을 삼키는데도 잠잠히 계시느냐고(하박국 1:13).

하나님의 답은 이러했습니다. "의인은 그의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하박국 2:4). 눈앞의 형편이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이 대답을 들은 하박국은 마지막 3장에서 원망을 거두고 기도와 찬양으로 돌아섭니다.

그 찬양의 절정이 이 구절입니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하박국 3:17-18).

여기서 기쁨의 근거는 손에 쥔 열매가 아닙니다. "여호와로 말미암아"입니다. 형편이 좋아서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형편과 상관없이 기뻐할 대상이 하나님이라는 고백입니다. 감사할 조건이 다 사라진 자리에서도 감사할 분은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 하루가 아무런 성과 없이 지나갔더라도, 애쓴 일에 열매가 보이지 않더라도, 그 자리에서 한 가지를 붙들어 보십시오. 결과와 무관하게 여전히 내 곁에 계신 하나님 한 분입니다. 오늘 감사할 조건을 세는 대신, 감사할 그분의 이름을 한 번 부르는 것으로 하루를 닫는 연습을 권합니다.

이렇게 기도합니다. 살아 계신 하나님, 손에 쥔 것이 없어도 주님이 계시니 저는 가난하지 않습니다. 열매가 보이지 않는 날에도 주님을 신뢰하며 서게 하옵소서. 형편을 보고 흔들리지 않고, 저를 구원하신 주님을 보며 기뻐하게 하옵소서. 하박국처럼 원망을 거두고 찬양으로 돌아서는 오늘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