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사건이 지나간 자리에 무엇이 남는지가 그 사람의 진짜 모습입니다. 오순절에 성령이 임하고 삼천 명이 회개한 뒤, 초대교회에 남은 것은 감격이 아니라 네 가지 습관이었습니다. 사도행전 2장은 그 습관을 이렇게 기록합니다.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사도행전 2:42).
여기서 눈여겨볼 단어는 "힘쓰니라"입니다. 원어는 어떤 자리에 끈질기게 붙어 있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한 번 뜨겁게 모이고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같은 자리로 돌아와 그 일에 매여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매인 것은 네 가지였습니다. 사도의 가르침, 곧 말씀을 배우는 일. 서로 교제하는 일. 떡을 떼는 일, 곧 함께 먹고 성찬을 나누는 일. 그리고 기도였습니다. 특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믿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붙들어야 할 평범한 네 가지입니다.
우리가 신앙에서 자주 착각하는 지점이 여기 있습니다. 우리는 큰 은혜의 순간, 마음이 뜨거워지는 집회를 신앙의 절정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감격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며칠이면 식습니다. 결국 한 사람을 세우는 것은 그 감격이 아니라, 그 뒤에 남는 습관입니다.
그러니 오늘 하루, 거창한 결심 대신 작은 자리 하나를 정해 보시기 바랍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성경 한 대목을 읽고 짧게 기도하는 자리입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자꾸 빠질 것입니다. 그러나 빠지면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는 것, 그것이 "힘쓰니라"의 뜻입니다. 붙어 있는 사람이 결국 자랍니다.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뜨거운 순간만 사모하고 날마다의 자리를 소홀히 했던 저를 돌아봅니다. 초대교회가 말씀과 교제와 기도에 매여 있었던 것처럼, 저도 평범한 자리에 끈질기게 붙어 있게 하옵소서. 빠진 날에 낙심하지 않고 다시 돌아오는 성실을 주옵소서. 감격이 식은 뒤에도 남아 저를 세워 갈 습관을 오늘 제 하루에 심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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