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와 같이 내가 벌써 부어지고 나의 떠날 시각이 가까웠도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라. 디모데후서 4장 6절부터 8절 말씀입니다.
이 편지를 쓴 사람은 바울입니다. 처음 로마 감옥에 갇혔을 때는 자유롭게 사람을 만나고 편지를 쓸 수 있었지만, 이번은 다릅니다. 두 번째 투옥이었고, 곧 처형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디모데후서는 바울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편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마지막 편지에 담긴 고백은 후회나 두려움이 아닙니다. 성공을 자랑하는 말도 아닙니다. 그는 자신이 몇 명을 전도했는지, 몇 개의 교회를 세웠는지 세지 않습니다. 대신 세 가지만 말합니다. 싸웠다는 것, 달렸다는 것, 지켰다는 것입니다. 결과가 아니라 끝까지 이어간 태도를 고백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대부분 순교와 무관한 하루를 살아갑니다. 하지만 이 말씀이 우리에게 묻는 것은 죽음의 순간이 아니라 일상의 태도입니다. 맡은 일을 끝까지 성실하게 감당하는 것, 시작한 관계를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 것, 믿음의 자리를 조용히 지키는 것. 바울이 말한 선한 싸움은 대개 이렇게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서 벌어집니다. 오늘 하루, 그만두고 싶은 자리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나의 달려갈 길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결과로 저를 증명하려 했던 마음을 내려놓게 하소서. 화려하지 않아도 끝까지 지키는 믿음을 주소서. 오늘 제게 주어진 자리에서 싸움을 피하지 않고, 걸어야 할 길에서 멈추지 않게 하소서. 제 힘이 아니라 주께서 예비하신 은혜로 오늘 하루를 마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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