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20개국이 혼인을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으로 규정하는 헌장을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문서의 이름은 「가정·주권·가치에 관한 아프리카 헌장」입니다. 8월 들어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와 국내 기독일보, 영국 크리스천 인스티튜트가 잇따라 다루면서 논쟁이 다시 번지고 있습니다.
사실부터 정리합니다. 이 헌장은 가나 아크라에서 열린 제4차 아프리카 의회 간 회의에서 채택됐습니다. 20개국이 지지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모잠비크는 채택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추진 측은 2027년 아프리카연합 총회에서의 승인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내용은 네 갈래입니다. 첫째, 한 남자와 한 여자의 혼인에 기초한 가정을 사회의 자연적이고 근본적인 단위로 국내법과 정책에 명시하겠다는 것입니다. 둘째, 태아를 낙태로부터 보호하고 낙태를 국제적 권리로 확립하려는 흐름에 반대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부모의 권리와 자녀 보호를 명시했습니다. 넷째, 아프리카 맥락에서 성별은 남성과 여성 둘로 정의된다고 재확인했습니다.
찬반이 갈립니다. 지지 측은 이것을 주권의 문제로 봅니다. 미출생아보호협회(SPUC)의 존 데이건 대표는 서방이 개발도상국에 자유주의적 사회 가치를 이식해 왔다고 비판하며 채택을 환영했습니다. 앞서 케냐의 윌리엄 루토 대통령도 아프리카 국가들이 재정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자국 우선순위와 다른 정책을 요구받는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다만 원조와 정책 요구가 실제로 연동됐는지는 각국 정부 차원에서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 문제 제기 단계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반대 측 논리도 왜곡 없이 옮깁니다. 케냐 변호사이자 퀴어 아프리칸 네트워크 이사인 길버트 미툴라는 이 헌장이 각국 정부에 성·재생산 건강 정책과 성소수자 권리를 거부할 명분을 준다고 비판했습니다. 여러 국제 인권단체도 지난 6월 이 문서를 퇴행적이고 위험하다고 규정했습니다. 여성의 의료 접근권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들 주장의 핵심입니다.
성경의 기준은 분명합니다. 창세기는 혼인을 사람이 발명한 제도가 아니라 창조 질서로 제시합니다.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창세기 2:24). 태아에 대해서도 성경은 관찰 대상이 아니라 지음받은 인격으로 말합니다. "주께서 내 내장을 지으시며 나의 모태에서 나를 만드셨나이다"(시편 139:13).
그러므로 우리는 이렇게 봅니다. 가정의 정의와 생명의 보호는 문화의 취향이 아니라 창조 질서의 문제입니다. 동시에 여성의 건강과 안전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조롱해서는 안 됩니다. 생명을 지키는 원칙과 산모를 돌보는 책임은 함께 가야 합니다. 실제로 이 헌장도 임신 중 생명이 위태로운 응급 상황에서 산모와 아이를 함께 보호할 방안을 각국이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를 제안합니다. 하나는 기도입니다. 원조를 받는 나라가 신념을 팔지 않아도 되도록, 그리고 이 논쟁이 사람을 상하게 하는 방식으로 흐르지 않도록 기도합시다. 다른 하나는 관심의 방향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정과 생명에 관한 입법이 논의될 때, 구호가 아니라 조문을 직접 읽고 판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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