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올가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도록 참모들에게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8월 18일 현지시간으로 전한 내용입니다. 대화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어떤 조건에서 열리느냐가 결과를 완전히 갈라놓습니다.
보도의 골자는 이렇습니다.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가을 안에 김 위원장과 만날 수 있도록 참모진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을 겸한 아시아 순방 기간에 대면 회담을 갖는 방안이 비공개로 논의됐다고 합니다. 다만 공식적인 준비 작업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백악관 관계자는 두 정상이 적절한 시기에 만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세계일보와 한국일보, 헤럴드경제 등 국내 매체가 같은 내용을 교차 보도했습니다.
앞선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미 연합군사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고 적었습니다. 김 위원장과의 관계가 좋다는 점, 훈련 비용을 미국이 상당 부분 부담한다는 점, 훈련이 적대적 신호로 읽힌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이 글이 올라온 시각은 한국시간으로 8월 17일 이른 아침,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이 시작되던 당일이었습니다.
찬성하는 쪽은 대화가 끊긴 상태보다는 낫다고 봅니다. 우발적 충돌의 위험을 줄이고, 멈춰 선 비핵화 논의를 다시 열 통로가 된다는 것입니다.
우려하는 쪽의 논거는 상황 변화입니다.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이어 갔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며 병력을 보내 실전 경험을 쌓았습니다. 중국과의 관계도 회복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가들과 일부 당국자들이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는 평가를 함께 전했습니다. 비핵화가 의제에서 빠진 채 만남이 성사되면, 회담 자체가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해 주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경은 화평을 명령하는 동시에 계산을 명령합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갈 때에 먼저 앉아 일만 명으로써 저 이만 명을 거느리고 오는 자를 대적할 수 있을까 헤아리지 아니하겠느냐"(누가복음 14:31). 화평을 구하는 임금도 먼저 앉아 헤아립니다. 헤아리지 않은 화평은 화평이 아니라 방심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붙들 원칙은 분명합니다. 대화를 배격하지 않되, 비핵화라는 목적을 대화라는 수단과 맞바꾸지 않는 것입니다. 한미동맹은 지난 70여 년 이 땅의 안보를 떠받쳐 온 기둥이며, 그 기둥 위에서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은 우리 스스로 준비하는 일입니다. 훈련의 규모가 조정될 수 있다면, 조정된 만큼의 공백을 우리 손으로 메울 계획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두 가지를 위해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회담이 열린다면 그 자리에서 북한 주민의 생존과 신앙의 자유가 의제로 다뤄지도록, 그리고 우리 정부와 군이 어떤 국면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준비를 갖추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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