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은 감옥에서 편지를 썼습니다. 그런데 그 편지에 담긴 첫 소식은 자신의 형편이 아니라 복음의 형편이었습니다. "형제들아 내가 당한 일이 도리어 복음 전파에 진전이 된 줄을 너희가 알기를 원하노라"(빌립보서 1:12).
바울이 갇힌 곳은 로마였습니다. 재판을 기다리는 처지였고, 언제 풀려날지 알 수 없었습니다. 사람의 눈으로 보면 사역이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가장 활발히 다니며 전하던 사람이 한곳에 묶여 버렸으니 그렇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정반대로 보고합니다. 자기를 지키던 근위대 병사들에게 복음이 알려졌고, 무엇보다 밖에 있는 신자들이 달라졌습니다. "형제 중 다수가 나의 매임으로 말미암아 주 안에서 신뢰함으로 겁 없이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담대히 전하게 되었느니라"(빌립보서 1:14). 지도자가 갇힌 것을 보고 겁을 먹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입을 열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울이 자기 고난을 미화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는 감옥이 좋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자기 일이 아니라 복음의 일을 셈했을 뿐입니다. 상황이 나를 어떻게 했는가가 아니라, 이 상황을 통해 무엇이 전해졌는가를 물은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막혔다고 느끼는 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병상일 수도 있고, 원치 않는 부서일 수도 있고,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는 몇 달일 수도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물을 질문은 하나입니다. 여기서 나를 지켜보는 사람은 누구인가.
오늘 하루, 그 한 사람의 이름을 적어 보시기 바랍니다. 매일 마주치지만 신앙 이야기를 나눈 적 없는 사람, 지금의 내 형편을 가장 가까이서 보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를 위해 이름을 불러 기도하는 것으로 시작하면 충분합니다.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 저의 막힌 자리를 하나님께서는 다르게 보고 계심을 믿습니다. 제가 처지를 셈하기 전에 복음의 진전을 먼저 셈하게 하옵소서. 저를 지켜보는 사람들 앞에서 원망이 아니라 신뢰가 드러나게 하옵소서. 오늘 제 곁의 한 사람을 기억하며 그를 위해 기도하게 하시고, 때가 되면 입을 열 담대함을 주옵소서. 지금 신앙 때문에 실제로 갇혀 있는 형제자매들을 기억하시고 붙들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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