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1주년을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교회 연합예배가 열렸습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8월 9일 오후 일산광림교회에서 기념예배를 드렸고, 같은 날 고양시기독교총연합회는 제자광성교회에서, 하남시 교계는 성안교회에서 연합예배를 열었습니다. 8월 16일에는 전국교회가 함께 드리는 나라 사랑 연합예배가 예정돼 있습니다.
행사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해마다 반복돼 온 순서입니다. 그래서 물어야 할 질문은 하나입니다. 이 자리가 무엇을 남기고 있는가.
한 가지 눈에 띄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한기총 예배의 특별기도 제목 가운데 '다음 세대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라는 항목이 들어 있었습니다. 8월 16일 연합예배의 준비위원회도 요나 3장의 회개와 느헤미야 8장의 말씀 회복을 근거로 삼는다고 밝혔습니다. 자축이 아니라 회개와 전수를 앞세운 것입니다. 방향은 맞습니다. 문제는 그 방향이 예배당 문을 나선 뒤에도 이어지느냐입니다.
우리가 물려줄 유산에는 두 가지가 함께 들어 있어야 합니다.
먼저 자랑할 것입니다. 이 나라의 근대 교육과 의료는 상당 부분 선교사들이 세운 학교와 병원에서 시작됐습니다. 독립운동의 여러 갈래에 기독교인들이 있었고, 해방 이후 나라를 세우는 자리에도 신앙을 가진 이들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과장이 아니라 기록입니다.
그러나 부끄러운 것도 함께 물려주어야 합니다. 1938년 장로교 총회는 신사참배를 가결했습니다. 교회가 국가의 요구 앞에서 무릎을 꿇은 사건입니다. 그 결의에 맞서 감옥에 간 사람들도 같은 교회 안에 있었습니다. 이 두 가지를 함께 전하지 않으면 우리가 물려주는 것은 역사가 아니라 자기 미화가 됩니다. 그리고 미화된 역사는 다음 세대에게 아무 힘도 되지 못합니다. 실패의 기록이 있어야 같은 자리에서 다시 넘어지지 않습니다.
성경은 기념하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지시합니다. 요단강을 건넌 뒤 하나님은 돌 열두 개를 세우게 하시고 그 이유를 이렇게 밝히셨습니다. "이것이 너희 중에 표징이 되리라 후일에 너희의 자손들이 물어 이르되 이 돌들은 무슨 뜻이냐 하거든 그들에게 이르기를 요단 물이 여호와의 언약궤 앞에서 끊어졌나니"(여호수아 4:6-7). 기념물의 목적은 감격을 보존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녀가 질문하게 만들고, 그 질문에 답해 주기 위한 장치였습니다.
오늘 우리의 기념은 어떻습니까. 예배는 드리는데 아이들이 묻지 않는다면, 돌은 세웠으나 그 돌이 아무 뜻도 갖지 못한 것입니다. 광복절 예배에 참석한 성도 가운데 자녀와 함께 온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예배 후에 그 이야기를 집에서 다시 나눈 가정이 얼마나 되는지가 실제 지표입니다.
두 가지를 제안합니다. 첫째, 이번 광복절에 자녀나 손주에게 한 가지 사실을 이야기해 주십시오. 우리 집안이 어떻게 신앙을 갖게 되었는지, 우리 교회가 이 지역에서 무엇을 해 왔는지면 충분합니다. 둘째, 나라를 위해 기도하실 때 감사와 회개를 함께 올려 주십시오. 받은 것에 대한 감사와,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회개입니다. 그 두 가지가 함께 있을 때 광복절은 행사가 아니라 유산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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