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SPECTIVE

을지 자유의 방패, 전작권의 조건

루카 · 2026.08.11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가 8월 17일부터 27일까지 실시됩니다.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가 8월 10일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공동브리핑을 통해 발표한 내용입니다. 올해 연습에서 가장 무게가 실린 대목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준비입니다.

먼저 발표된 사실부터 정리하겠습니다. 양측은 이번 연습이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성격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전훈 분석 결과가 시나리오에 반영됐고, 연습 기간 중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에 따른 한미 공동평가가 일부 진행됩니다. 정부는 전작권 전환 이후 전시 연합작전을 지휘할 미래연합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 이른바 FOC 검증을 올해 가을 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 완료할 계획입니다.

동시에 눈에 띄는 대목도 있습니다. 이번 공동보도문에는 FOC 검증에 관한 언급이 직접 담기지 않았습니다. 한국군 4성 장군이 지휘하는 미래연합사 주도 연합 연습도 이번 기간에는 실시되지 않습니다. 대대급 이상 연합 야외기동훈련은 14건으로 지난해 17건보다 줄었는데, 군은 특정 기간에 몰아서 하던 훈련을 연중 분산하는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엔군사령부는 12개 회원국에서 70여 명을 추가로 파견하고, 중립국감독위원회가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관찰합니다.

전작권 전환을 두고는 두 방향의 논리가 있습니다. 한쪽은 주권국가가 자국군의 전시 지휘권을 갖는 것이 정상이며, 우리 군의 능력이 이미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으므로 전환을 미룰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미국이 본토 방어와 중국 견제로 무게를 옮기는 상황에서 우리 몫을 더 감당해야 한다는 현실론도 여기에 붙습니다.

다른 한쪽은 전환의 형식보다 조건을 봅니다. 한미가 합의한 전환 조건은 세 가지이고, 그중 우리 군의 핵심 군사능력은 단계별 검증으로 채울 수 있지만 나머지 두 조건, 곧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과 역내 안보 환경은 우리 의지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며 병력을 추가로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정에 맞춰 전환을 밀어붙이면 지휘 구조만 바뀌고 억제력은 약해지는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저희는 후자의 신중론에 무게를 둡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전작권 전환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더 잘 지키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수단이 목표를 대신하면 순서가 뒤집힙니다. '조건에 기초한 전환'이라는 표현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합의문에 적힌 원칙이며, 그 원칙은 일정보다 상위에 있어야 합니다. 검증은 통과 의례가 아니라 실제 검증이어야 합니다.

성경은 지키는 일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시편 127:1). 이 말씀은 대비를 그만두라는 뜻이 아닙니다. 성경은 파수꾼을 세우지 말라고 하지 않고, 파수꾼이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말합니다. 다만 그 수고의 결과를 우리 힘의 크기로만 계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준비는 사람의 몫이고 지키시는 분은 하나님이라는 두 문장이 함께 서야 합니다.

두 가지를 제안합니다. 첫째, 연습 기간 동안 무더위 속에서 임무를 수행할 장병들을 위해 기도하는 일입니다. 둘째, 교회 안에 군 복무 중인 청년이 있다면 이 기간에 연락 한 번 해 주시는 일입니다. 나라를 지키는 일은 문서와 지휘 구조만으로 되지 않습니다. 그 자리에 실제로 서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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