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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5장 — 뒤에서 손을 내민 여인

루카 · 2026.08.08

열두 해 동안 피가 멎지 않던 한 여인이 예수님을 찾아옵니다. 앞이 아니라 뒤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고 옷자락에만 손을 댑니다. 마가복음 5장은 이 여인이 어떻게 자기 자리를 되찾았는지를 기록합니다.

성경은 그의 형편을 짧게 요약합니다. 많은 의사에게 괴로움을 받았고 가진 것도 다 허비했으나 아무 효험이 없고 도리어 더 중해졌다고 했습니다. 돈과 시간을 다 쓰고 병만 깊어진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이 병은 몸의 문제만이 아니었습니다. 율법상 이런 상태의 사람은 부정하다고 여겨져 예배 공동체와 일상적인 접촉에서 물러나 있어야 했습니다. 열두 해라면 아이가 태어나 자라 성인이 되어 갈 세월입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이 여인은 사람들 사이에서 한 걸음 물러선 채로 살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 나오지 못하고 뒤로 다가갑니다. 옷에만 손을 대어도 구원을 받으리라 생각했다고 성경은 전합니다. 얼굴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던 사람의 최선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 접촉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셨습니다.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고 물으시며 굳이 사람을 찾아내십니다. 그리고 두려워 떨며 나온 여인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마가복음 5:34).

주목할 것은 "딸아"라는 호칭입니다. 병이 나은 것으로 끝났다면 이 여인은 여전히 익명의 환자로 남았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병을 고치신 뒤에 그를 무리 앞에 세우시고, 관계를 회복시키시고, 이름을 가진 사람으로 돌려보내셨습니다. 몸만 고치신 것이 아니라 자리를 돌려주신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뒤에서 다가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교회 뒷자리에 앉았다가 인사도 없이 먼저 나가는 사람, 사정을 말하지 못한 채 어려움을 혼자 감당하는 사람입니다. 오늘 한 사람에게 먼저 이름을 불러 인사해 보시기 바랍니다. 안부를 묻는 한 문장이 그 사람에게는 앞으로 나올 용기가 됩니다.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뒤에서 다가온 여인을 돌아보시고 딸이라 불러 주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저희에게도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주옵소서. 자리에서 밀려난 이들을 못 본 체하지 않게 하시고, 저희가 먼저 이름을 부르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오래 앓아 지친 이들에게 몸의 회복과 함께 마음의 평안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저희의 손과 말이 누군가에게 다시 서는 힘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