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읽고 있는데 뜻이 잡히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사도행전 8장에는 마차 안에서 이사야서를 소리 내어 읽으면서도 무슨 말인지 몰라 답답해하던 한 사람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곁으로 달려간 또 한 사람이 있습니다.
빌립이 달려가서 선지자 이사야의 글 읽는 것을 듣고 말하되 읽는 것을 깨닫느냐 대답하되 지도해 주는 사람이 없으니 어찌 깨달을 수 있느냐(사도행전 8:30-31).
읽던 사람은 에티오피아 여왕의 재정을 맡은 고위 관리였습니다. 예루살렘까지 예배하러 다녀올 만큼 진지했고, 성경 두루마리를 개인적으로 소유할 만큼 여유도 있었습니다. 부족한 것은 열심도 재력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을 말하는 이사야 53장 대목에서 막혀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누구를 가리키느냐, 그것이 그의 질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 순간에 사람을 보내셨습니다. 빌립은 예루살렘 교회에서 구제를 맡았던 일곱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성령이 그에게 마차 곁으로 가라고 하셨고, 그는 달려갔습니다. 특별한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상대가 읽고 있던 그 본문에서 시작해 예수를 설명했습니다.
성경은 혼자 읽으라고 주어진 책이면서, 동시에 함께 읽으라고 주어진 책입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말씀을 사람의 손과 입을 거쳐 전하십니다. 오늘 우리 곁에도 막혀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교회에 처음 온 사람, 성경을 펴 놓고 첫 장부터 헤매는 후배, 예배는 드리지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가족입니다.
오늘 한 가지만 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중 한 사람에게 먼저 물어보십시오. "어디 읽고 계세요." 가르치려 하지 말고, 그 사람이 서 있는 자리에서 함께 읽기 시작하면 됩니다. 빌립이 한 일이 그것이었습니다.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 말씀을 주시고 그 말씀을 풀어 줄 사람까지 붙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저희가 깨달은 것이 제 능력이 아니라 누군가의 수고였음을 기억하게 하옵소서. 오늘 저희 곁에서 막혀 있는 한 사람을 보게 하시고, 달려가 함께 앉을 용기를 주옵소서. 아는 것을 자랑하지 않고 낮은 자리에서 설명하게 하시며, 저희의 말이 아니라 주의 말씀이 그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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