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일, 유럽연합 인공지능법(EU AI Act)의 투명성 조항이 집행에 들어갔습니다. 이날부터 딥페이크와 공익 사안을 다루는 AI 생성 텍스트, 그리고 챗봇은 그것이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의 산출물임을 밝혀야 합니다. 같은 날 유럽집행위원회 산하 AI사무국은 범용 인공지능 모델을 만든 기업을 조사하고 과징금을 물릴 권한을 실제로 행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정확히 무엇이 새로워졌는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범용 AI 모델 제공자의 의무 자체는 2025년 8월 2일부터 이미 적용돼 왔습니다. 기술 문서를 갖추고, 학습에 쓴 데이터의 요약을 공개하고, 저작권 정책을 두라는 요구였습니다. 지난 1년간 없었던 것은 이를 어겼을 때 벌금을 매길 권한이었고, 그 권한이 8월 2일에 켜졌습니다. 과징금 상한은 전 세계 연매출의 3%와 1500만 유로 중 큰 금액입니다. 법률신문과 이포커스, 한국데이터경제신문의 보도가 같은 내용을 전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도 남의 일이 아닙니다. 이 법은 기업의 국적이 아니라 그 모델이 유럽연합 시장에 제공되는지를 기준으로 적용됩니다. 국내 기업이 유럽 이용자에게 모델을 인터페이스로 열어 주거나 유럽에 진출한 서비스에 자사 모델을 넣으면 제공자 의무를 지게 됩니다.
같은 날 정반대 방향의 결정도 함께 효력을 냈습니다. 원래 8월 2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고위험 AI 규율은 이른바 디지털 옴니버스 개정으로 크게 미뤄졌습니다. 유럽의회가 6월 16일 채택하고 이사회가 6월 29일 승인해 7월 8일 서명된 이 개정으로, 독립형 고위험 AI 의무는 2027년 12월로, 제품에 내장된 고위험 AI는 2028년 8월로 연기됐습니다. 규제의 한쪽 문은 열고 다른 쪽 문은 닫은 셈입니다.
찬반은 갈립니다. 규제를 지지하는 쪽은 표시 의무가 없으면 이용자가 무엇을 믿을지 판단할 근거 자체를 잃는다고 봅니다. 반대하는 쪽은 집행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부담만 커진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유럽의회 연구서비스가 2026년 3월 확인한 바로는 27개 회원국 가운데 단일 연락 창구 지정을 마친 나라는 8개국에 그쳤습니다. 규칙은 있는데 집행하는 손이 나라마다 다른 상태입니다.
이 논쟁의 중심에는 기술 정책보다 오래된 계명이 놓여 있습니다. 성경은 거짓 증거를 금합니다(출애굽기 20:16). 사도 바울은 각각 그 이웃과 더불어 참된 것을 말하라고 했습니다(에베소서 4:25). 표시 의무의 본질은 인공지능을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누가 말했는지를 감추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람의 증언인 척하는 기계의 산출물은 그 자체로 거짓 증거의 자리에 놓입니다.
그렇다면 이 원칙은 규제 대상 기업보다 교회에 먼저 적용되어야 합니다. 주보와 홍보물, 영상 자막, 설교 예화를 만들 때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았다면 그것을 밝히는 일은 법이 요구하기 전에 신앙이 요구하는 일입니다. 교회가 먼저 정직하면 규제는 교회에 부담이 아니라 뒷받침이 됩니다.
기도 제목 두 가지를 나눕니다. 첫째, 이 기술을 다루는 각국의 입법자와 기업 안에서 사람을 속이지 않으려는 양심이 힘을 얻게 해 달라고 기도합시다. 둘째, 우리 교회가 만드는 모든 말과 이미지에 거짓이 섞이지 않도록, 편리함보다 정직을 먼저 택할 용기를 구합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