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LOGETICS

기독교는 소멸하는 종교인가

루카 · 2026.08.02

기독교는 결국 사라질 종교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사회가 발전하면 종교는 밀려나며, 지금 줄어드는 통계가 그 증거라는 것입니다. 오늘은 이 주장을 가장 강한 형태로 세워 놓고 따져 보겠습니다.

이 주장은 즉흥적인 반감이 아니라 오랜 학문적 전통 위에 서 있습니다. 세속화 이론이라고 부릅니다. 사회가 근대화되고 합리화될수록 종교는 필연적으로 쇠퇴한다는 이론입니다. 오귀스트 콩트는 인류의 지성이 신학적 단계에서 형이상학적 단계를 거쳐 실증적 단계로 나아간다고 보았고, 막스 베버는 근대화를 세계의 탈주술화로 설명했습니다. 1960년대까지 이 이론은 사회학의 정설이었습니다.

여기에 한국의 숫자가 더해집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와 한국교회총연합의 교세 추계는 2024년 16.2%인 기독교인 비율이 2050년 11.9%까지 떨어질 것으로 봅니다. 농어촌은 더 낮아집니다. 문 닫는 시골 예배당은 이 이론의 실물 증거처럼 보입니다. 반론은 이렇게 정리됩니다. 이론이 예측했고 통계가 확인해 주었으니, 남은 것은 시간뿐이라는 것입니다.

먼저 인정할 것을 인정하겠습니다. 서유럽과 한국 일부에서 제도 교회의 참여가 줄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감소의 원인 가운데 교회 자신의 잘못이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합니다. 신뢰를 잃은 지도자들, 세상과 구별되지 않은 재정과 세습의 문제는 변호할 대상이 아니라 회개할 지점입니다. 이 부분을 덮으면 나머지 논증도 설득력을 잃습니다.

그러나 세속화 이론 자체는 학계에서 이미 무너졌습니다. 결정적인 것은 반대편의 증언이 아니라 이 이론을 세운 사람 본인의 철회입니다. 피터 버거는 1960년대에 세속화 이론을 대표하는 종교사회학자였습니다. 그런 그가 1990년대에 입장을 바꿉니다. 그는 현대 세계가 여전히, 어떤 곳에서는 이전보다 더 강하게 종교적이라고 선언했습니다. 1999년에 펴낸 책의 제목이 그 결론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세계의 탈세속화라는 제목입니다.

무엇이 그의 판단을 바꿨습니까. 관찰된 사실이었습니다.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서 오순절 계열 교회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공산주의가 무너진 동유럽에서 정교회가 되살아났으며, 미국에서는 복음주의의 사회적 영향력이 오히려 커졌습니다. 이 책에서 유럽은 규칙이 아니라 예외로 다뤄집니다. 근대화되면 종교가 사라진다는 명제는 전 세계를 놓고 보면 성립하지 않았습니다. 서유럽 한 지역의 경험을 인류 전체의 법칙으로 착각한 것입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이 반론은 논리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신자 수가 줄어드는 것과 그 주장이 거짓인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 논법을 그대로 적용하면 이상한 결론이 나옵니다. 제자가 열두 명이던 시절의 기독교는 거짓이었다가, 유럽 전체가 기독교였던 중세에는 참이 되었다가, 지금 다시 거짓이 됩니다. 진리는 다수결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지동설은 지지자가 한 명일 때도 참이었습니다.

성경은 오히려 이 착시를 미리 다룹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부르실 때 규모를 약속하지 않으셨습니다. "적은 무리여 무서워 말라 너희 아버지께서 그 나라를 너희에게 주시기를 기뻐하시느니라"(누가복음 12:32). 적은 무리라는 표현은 위로의 수사가 아니라 상태의 서술입니다. 성경은 처음부터 소수를 전제하고 말합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첫째, 근대화가 종교를 소멸시킨다는 이론은 그 이론의 창시자가 관찰된 사실 앞에서 철회했습니다. 둘째, 숫자의 증감은 진위를 판정하는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셋째, 성경은 애초에 다수가 되는 것을 약속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노인 몇 분이 지키는 시골 예배당은 쇠퇴의 증거가 아닙니다. 그것은 기독교가 원래 어떤 모습으로 시작했는지를 보여 주는 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