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SPECTIVE

유럽 산불 30만 대피, 무엇을 지킬 것인가

루카 · 2026.07.26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대형 산불이 동시에 번지며 두 나라에서 대피한 주민과 관광객이 약 30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7월 26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남서부 지롱드 지역에서만 4만 헥타르 넘는 면적이 탔고, 프랑스 정부는 군 병력 약 1,500명과 군용 수송기를 투입해 소화제를 뿌리고 있습니다. 스페인은 마드리드 서쪽 산악 지역의 불로 8만여 명이 대피했고, 산불을 이유로 한 국가비상사태를 사상 처음 선포했습니다.

시간 순서를 보면 사태의 속도가 드러납니다. 프랑스 지롱드의 불은 7월 22일 시작됐습니다. 24일 시점에 두 나라 대피 인원은 약 20만 명으로 집계됐고(파이낸셜뉴스·머니투데이), 25일에는 25만 명(글로벌이코노믹), 26일에는 30만 명 안팎으로 늘었습니다. 스페인 내무부 집계로 이미 2만5,000헥타르가 소실됐으며, 24일 기준 양국 모두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습니다.

원인을 두고는 두 갈래의 설명이 함께 나옵니다. 스페인 산체스 총리는 피해 현장에서 기후변화로 산불의 강도와 규모가 과학자들의 예측을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프랑스 당국은 이번 두 건의 산불 원인을 모두 실화, 즉 사람의 부주의로 보고 있습니다. 스페인 아빌라주에서는 금지 구역에서 중장비를 써 불꽃을 일으킨 혐의로 한 명이 체포됐습니다.

이 두 설명은 서로를 배제하지 않습니다. 기후 조건이 불이 커지기 쉬운 환경을 만들었다면, 불씨를 놓은 것은 사람의 손이었습니다. 그래서 대책도 한쪽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장기적인 온실가스 정책만 강조하면 당장의 산림 관리와 진화 역량 확충이 밀리고, 반대로 기후 요인을 아예 부정하면 반복되는 대형화의 조건을 못 본 척하게 됩니다.

성경은 자연을 두 방향에서 말합니다. 하나는 소유입니다. "땅과 거기에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가운데에 사는 자들은 다 여호와의 것이로다"(시편 24:1). 세상은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라 맡겨진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책임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두어 땅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셨습니다(창세기 2:15). 지킨다는 말에는 관리하고 보존한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재난 앞에서 성도의 자세는 분명합니다. 첫째, 자연을 함부로 다루는 부주의는 신앙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맡은 것을 소홀히 하는 청지기는 성경이 칭찬하지 않습니다. 둘째, 재난을 정치적 진영의 논거로만 소비하지 않아야 합니다. 지금 집을 잃은 30만 명에게 필요한 것은 논쟁의 승리가 아니라 잠자리와 식수입니다.

기도 제목을 나눕니다. 불길 앞에 선 소방관과 투입된 군 장병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대피소에서 밤을 보내는 가정들의 회복을 위해 기도합시다. 실천으로는 유럽 현지 교회와 국제 구호 단체가 진행하는 이재민 지원에 관심을 갖고, 우리 주변의 여름철 화기 관리부터 점검하는 것을 제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