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은 성도의 삶을 말하면서 아주 단순한 두 문장을 남겼습니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로마서 12:15). 신앙의 성숙은 대단한 능력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감정 앞에 자기 감정을 맞출 줄 아는 데서 드러납니다.
이 구절은 로마서 12장의 긴 권면 가운데 하나입니다. 앞뒤로 사랑에 거짓이 없을 것, 서로 우애하며 존경하기를 먼저 할 것, 손 대접하기를 힘쓸 것 같은 말이 이어집니다. 추상적인 교리가 아니라 일상에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다룬 대목입니다.
둘 중 어느 쪽이 더 어려운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남의 기쁨에 진심으로 같이 기뻐하려면 시기심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남의 슬픔에 같이 울려면 그 슬픔을 내 일정과 관심에서 밀어내지 않아야 합니다. 바울은 이어서 "서로 마음을 같이하며 높은 데 마음을 두지 말고 도리어 낮은 데 처하며"(로마서 12:16)라고 덧붙입니다.
우는 사람 곁에서 우리가 자주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설명하려는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서둘러 말합니다. 그러나 성경이 명령하는 첫 반응은 설명이 아니라 함께 우는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집을 잃고 대피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산불로 수십만 명이 길 위에 있고, 우리 주변에도 병상과 장례식장에 있는 이웃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원인 분석이 아니라 옆자리입니다.
오늘 한 가지만 해보십시오. 지금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는 사람 한 명을 떠올리고, 조언을 빼고 안부만 묻는 연락을 보내는 것입니다. 짧아도 됩니다. 함께 있겠다는 뜻만 전해지면 충분합니다.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우리는 남의 슬픔 앞에서 너무 빨리 말하고 너무 늦게 다가갑니다. 우는 이웃 곁에 앉을 수 있는 마음을 주옵소서. 오늘 집을 잃고 두려움 속에 있는 이들과, 그들을 돕기 위해 불 앞에 선 이들을 지켜주옵소서. 우리로 높은 자리를 구하지 말고 낮은 자리에서 사람을 섬기게 하옵소서. 우리의 위로가 말이 아니라 시간과 발걸음으로 전해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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