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LOGETICS

지구 나이 6천 년은 성경의 주장인가

루카 · 2026.07.24

지구의 나이가 6천 년이라는 주장을 두고 논쟁이 자주 벌어집니다. 쟁점은 이 숫자가 성경에 적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사람이 계산해 낸 것인지입니다. 반대 논리부터 가장 강한 형태로 정리해 봅니다.

반대편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첫째, 성경 어디에도 지구가 6천 년 되었다는 문장은 없습니다. 이 숫자는 17세기 아일랜드 성공회 대주교 제임스 어셔가 창세기 족보를 더해 창조 시점을 기원전 4004년으로 계산한 데서 나왔습니다. 둘째, 그 계산의 재료가 되는 숫자 자체가 사본마다 다릅니다. 히브리어 마소라 본문으로 계산하면 창조는 기원전 4000년 무렵이지만, 초대교회가 널리 쓰던 헬라어 70인역으로 계산하면 기원전 5500년 무렵이 됩니다. 셋째, 성경의 족보는 세대를 생략하기도 합니다. 마태복음 1장이 실제로 그렇습니다. 넷째,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는 변증가 중에도 오래된 지구를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습니다. 옥스퍼드대 수학 명예교수 존 레녹스가 대표적입니다. 그는 창세기를 역사로 읽으면서도 창세기 1장의 '날'을 반드시 24시간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6천 년을 기독교의 가르침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라는 결론입니다.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성경은 지구의 나이를 숫자로 기록하지 않습니다. 6천 년은 본문에 적힌 문장이 아니라 족보를 더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그다음부터는 사정이 다릅니다.

먼저 계산한 사람이 어셔 한 명이 아닙니다.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는 기원전 3996년으로, 아이작 뉴턴은 기원전 4000년 전후로 보았습니다. 유대교 달력은 지금도 창조 기원을 기원전 3761년에 두고 연도를 셉니다. 어셔의 계산은 근대의 돌출된 기벽이 아니라, 창세기 족보를 역사 기록으로 읽어 온 오랜 전통의 한 사례입니다.

사본 차이 논거는 생각보다 약합니다. 마소라 본문으로는 약 6천 년, 70인역으로는 약 7천 5백 년이 나옵니다. 차이는 1천 5백 년가량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차이가 어느 방향으로도 수십억 년에 가 닿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어느 사본을 택하든 창세기 족보에서 45억 년은 나오지 않습니다. 사본 문제는 6천 년이냐 7천 5백 년이냐의 문제이지, 6천 년이냐 45억 년이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족보 생략 논거도 마찬가지입니다. 마태복음 1장이 세대를 압축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창세기 5장과 11장은 형식이 다릅니다. 이름만 나열하지 않고 몇 살에 누구를 낳았고 낳은 후 몇 년을 살았는지 나이를 일일이 밝힙니다. 계보를 알리는 서술을 넘어, 시간을 셀 수 있도록 쓰인 서술입니다.

권위의 문제도 짚어야 합니다. 존 레녹스는 존경받는 변증가이며 성경의 권위를 부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의 견해는 기독교의 공식 교리가 아니라 한 학자의 해석입니다. 반대편에는 젊은 지구 창조론을 견지하는 창조론 연구 단체들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6천 년은 인간의 해석"이라는 말이 옳다면, "6천 년이 아니다"라는 말도 똑같이 인간의 해석입니다. 학자의 이름을 대는 것만으로는 논쟁이 끝나지 않습니다.

결국 남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창세기 본문을 무엇을 기준으로 읽을 것인가. 성경은 창조 기간에 대해 한 번 더 말합니다.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일곱째 날에 쉬었음이라"(출애굽기 20:11). 십계명의 안식일 계명이 창조의 한 주간을 근거로 드는 대목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6천 년은 성경 문장이 아니라 계산이며, 그 점은 정직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사본을 어떻게 택하든 성경 본문에서 나오는 연대는 수천 년 단위이지 수십억 년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논쟁의 실체는 어느 학자를 인용하느냐가 아니라, 창세기를 어떤 기준으로 읽느냐입니다. 이 문제로 형제를 정죄할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성경을 읽는 기준을 성경 밖에 두는 순간, 우리는 무엇을 근거로 무엇을 믿는지 말할 수 없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