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SPECTIVE

종교 자유, 왜 통상 의제가 되었나

루카 · 2026.07.22

유럽연합(EU)이 파키스탄의 종교 자유 문제를 무역 특혜와 연결해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국내 기독교 언론이 7월 22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현지시각 16일 발표한 2023~2025년 일반특혜관세제도(GSP) 이행평가 보고서에서 파키스탄이 여러 분야에서 의무 이행에 문제가 있으며 일부 영역은 오히려 후퇴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종교의 자유가 인권 문제를 넘어 통상 협상의 조건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GSP+는 개발도상국이 EU 시장에서 관세 혜택을 받는 제도로, 수혜국은 인권·노동권·환경·법치 등 27개 국제협약을 성실히 이행해야 합니다. 파키스탄은 2014년부터 이 혜택을 받아 왔고, EU는 현재 파키스탄의 최대 수출시장입니다. 보고서는 신성모독법과 사이버범죄법, 대테러 관련 법률이 개정된 이후 표현의 자유가 더 위축됐다고 지적하면서, 신성모독법의 남용이 종교적 소수자에게 불균형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EU는 GSP+ 혜택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신성모독법은 종교를 모독했다는 혐의로 처벌하는 법으로, 최고 사형까지 가능해 오랫동안 국제사회의 지적을 받아 왔습니다.

이 흐름은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독교 인권단체 국제기독연대(ICC)는 지난 7월 7일 2026 글로벌 박해 지수를 발표하면서, 종교 민족주의와 초국가적 탄압, 국가의 종교단체 통제를 확산되는 추세로 꼽았습니다. 이 보고서는 2024년 7월부터 2025년 7월까지 5개 지역 26개국을 조사한 결과입니다. 국내 보도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박해의 방식이 물리적 탄압에서 디지털 감시와 법률 규제, 국경을 넘어선 압박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3억 8천만 명 이상, 곧 기독교인 약 7명 중 1명이 높은 수준의 박해와 차별을 겪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쟁점은 분명합니다. EU는 무역 특혜가 국제협약 이행을 전제로 한 조건부 혜택이므로, 인권 후퇴가 확인되면 재검토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라고 봅니다. 반면 압박을 받는 쪽은 종교 관련 법률이 자국의 사회 질서와 관련된 내정 문제이며, 외부의 통상 지렛대는 주권 침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통상 연계 자체에 대한 신중론도 있습니다. 관세 혜택이 축소되면 수출 산업에 종사하는 저소득층이 먼저 타격을 입고, 보호하려던 소수자가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 우려는 실증적으로 따져 볼 문제이지, 종교 자유 침해를 덮는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성경은 힘없는 이들의 사정을 대신 말하는 것을 신자의 의무로 규정합니다. "너는 말 못하는 자와 모든 고독한 자의 송사를 위하여 입을 열지니라"(잠언 31:8). 또한 갇힌 이들을 남의 일로 두지 말라고 명령합니다. "너희도 함께 갇힌 것 같이 갇힌 자를 생각하고 너희도 몸을 가졌은즉 학대 받는 자를 생각하라"(히브리서 13:3). 신앙의 자유는 종교인만의 특권이 아니라 양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함께 걸린 문제이며, 따라서 이를 지키는 일은 사회 전체의 자유를 지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첫째, 파키스탄과 나이지리아, 중국과 북한 등 박해가 보고되는 나라를 한 곳씩 정해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는 것입니다. 둘째, 종교 자유를 다루는 국제 보고서를 연례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을 갖는 것입니다. 멀리 있는 소식일수록 정확한 사실 위에서 기도할 때 마음이 오래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