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LOGETICS

과학이 신앙을 밀어냈는가

루카 · 2026.07.19

많은 사람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과학이 발전할수록 하나님이 설 자리는 좁아진다는 것입니다. 옛사람들은 몰라서 신을 찾았지만, 이제 우주와 생명의 작동 원리를 알게 되었으니 창조주라는 가설은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주장입니다. 이 글은 이 주장이 생각만큼 견고하지 않다는 것을, 과학사 자체가 보여 주는 사실로 답하려 합니다.

먼저 이 주장을 가장 강한 형태로 들어 보겠습니다. 회의론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과거에는 번개도, 질병도, 별의 운행도 신의 뜻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과학은 그 모든 것을 자연법칙으로 설명해 냈다. 신은 인간이 무지했던 빈틈을 메우던 임시 가설이었고, 지식이 자라면서 그 빈틈은 계속 줄어들었다. 이것을 흔히 '틈새의 신' 논증이라고 부릅니다. 언젠가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하면 신은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근본적인 혼동이 있습니다. 과학은 '어떻게'를 설명하는 학문이고, 신앙은 '왜'와 '누가'를 다루는 영역입니다. 제트엔진의 작동 원리를 완벽히 안다고 해서 그 엔진에 설계자가 없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원리가 정교할수록 설계의 흔적은 뚜렷해집니다. 자연법칙을 발견하는 일은 하나님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세상을 다스리시는 방식을 읽어 내는 일에 가깝습니다.

역사는 이 점을 분명히 증언합니다. 근대 과학은 무신론의 토양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이 이성적인 창조주에 의해 질서 있게 지어졌다는 확신 위에서 자라났습니다. 만유인력을 정리한 뉴턴, 유전 법칙을 발견한 수도사 멘델, 전자기학의 기초를 놓은 패러데이는 모두 깊은 신앙인이었습니다. 이들은 신앙과 과학이 충돌한다고 여기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창조주가 만드신 세계에는 질서가 있으며, 그 질서를 탐구하는 것이 창조주를 영화롭게 하는 일이라고 믿었기에 자연을 파고들었습니다. 우주가 무질서한 우연의 산물이라면 애초에 '법칙'을 기대할 이유조차 없습니다. 과학이 가능하다는 사실 자체가, 세상에 이해 가능한 질서가 있다는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더 나아가 현대 과학은 오히려 시작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우주가 영원히 존재해 왔다는 옛 관념과 달리, 오늘날 다수 과학자들은 우주가 한 시점에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시작이 있는 것에는 시작하게 한 원인이 있어야 한다는 물음이, 과학이 발전할수록 사라지기는커녕 더 또렷해졌습니다.

정리하면, 과학은 신앙을 밀어내지 않았습니다. '어떻게'가 밝혀질수록 '왜 무언가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은 더 깊어질 뿐입니다.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낸다는 시편의 고백은(시편 19:1), 망원경과 현미경이 정밀해질수록 오히려 더 크게 울립니다. 세상을 알아 갈수록, 그 세상을 지으신 분 앞에 더 깊이 서게 됩니다.